54 장
수영강은 백열등으로 창백하게 비춰진 긴 복도로 들어섰다. 작업용 부츠가 시멘트 바닥을 밟을 때마다 '카닥카닥' 소리가 났고, 머리 위 환풍구에서 나오는 '우우' 바람 소리와 뒤섞여 폐쇄된 공간에 묵직하게 울려 퍼졌다.
그는 복도 끝에 있는 창고 문 앞에서 멈춰 서서 십여 초간 침묵하다가, 열쇠를 든 손을 들어올렸다.
문이 열리자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. 수영강은 매우 조심스럽게 열쇠를 제복 안쪽 주머니에 넣은 후에야 안으로 들어갔다.
그는 창고 안의 천장등을 켜지 않고, 손전등으로 왼쪽 구석을 비춰보았다.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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